촛불
            황금찬

촛불!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다.

어두움을 밀어내는  
그 연약한 저항  
누구의 정신을 배운  
조용한 희생일까.

존재할 때  
이미 마련되어 있는  
시간의 국한을  
모르고 있어  
운명이다.

한정된 시간을  
불태워 가도  
슬퍼하지 않고  
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  
춤추는 촛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