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손미헌

꽃들이 피어난다

항아리를 닦는다

 

터를 잡은

독 안,

집착이라도 하듯

빈 공간 떠날 줄을 몰랐다

 

한해를 담아 햇살 위에 놓아두고

느리게

때로는 성급하게

 

인정 없는 세월

굽잇길 돌고 돌았었다

 

봄물이 흐른다

무지개가 어린다

 

조롱박 타고 내려온

봄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