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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

                                         박상경


운길산 중턱
수종사 앞마당에 서서
눈을 열어 세상과 만난다.

동방 제일의 경관이라는
예산 서거정의 표현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산 아래 펼쳐진 화합의 강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합쳐져
강이 되었다는, “두물머리”
마른 가슴에 강줄기를 만든다.  

수종사 차 숲에 앉아
두 강을 400년간 지켜온 느티나무와
나루터 황포돛배의 유래를 듣는다.

바다가 풍경을 품에 안은 것 일까
운길산에 금빛 고깃대가 춤추고

수종사는
바다위에 푸른 차 숲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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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사랑

                                          박상경


어머니의 얼굴에
산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눈가 입가에 피어난
주름 꽃길 따라 퍼지는
황혼의 향기

꽃망울은 울고 맙니다.
  
한해 전
장염으로 아파하시던 아버지의 양손을
꼭꼭 눌러가며 새벽을 맞던 날.

마디마디 집을 지은 굳은 살결
잠든 당신의 손길따라
60의 세월을 동행해 봅니다.

바다와 불씨 가슴에 품고
거친 파도를 가르며 화목의 섬을 찾아
그 섬에 가정의 등불을 밝히신
아버지.

이제 꽃망울이
고갯마루 쉼터를 짓고
풍파 가르는 뱃머리에 서서
당신이 주신 관용의 날개 펼쳐
이 땅의 지혜로운 사람으로
하늘 사랑 지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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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오는 밤


                             박상경



하늘
별에게 입맞춤한 은빛천사
대지에 소리 없이 내리네

이 밤 눈꽃의 축제
희망을 빛내고
풍년을 노래하니

이 해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별 빛 희망
눈 꽃 마음으로  
소망의 결실 맺어

평온과
풍년의 삶
되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