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녁에 부는 바람 / 손미헌  

지나간 당신이
까닭도 없이
그리워지는
그런 날입니다  

너무나 맑은 날
구름조차 보이지 않은
하늘이
일기예보와 어긋난 다는
그 사실만으로
미워할 수는 없겠지요  

고갯길 올라가듯
저마다
어지럽게 출발하는
6월의 발걸음이
그 무게를 더해 가고 있네요

바람이 붑니다
가이아의 깊은 숨소리
들려오는 들녁
제비꽃이 수줍은 듯
인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