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게 

                                                             권용태

북풍은

야영(野營)에서  돌아온 채

회색빛 외투를 걸치고

정월 , 그 비상(飛翔)의 날개를 편다.

 

첨아(檐牙)에

얼음이 풀리기 전

묘지 속에 잠든 바람은

진종일 내륙을 건너 달려온

탈의(脫衣)의 언어들이 아닌가.

 

북풍은

내 우울한 생활의 변두리에

탑처럼 쌓이고

모든 인연들의 뜨거운 입술에서

소외되어 버린 창가에서

부활의 진통을 겪는다.

 

북풍은

기를 흔들며

다 찢기운 지도 위를

전령(傳令)을 품고 달려가는

병사처럼,

숨차게 질주하는 아우성이 아닌가.

 

 

 

野(들야)營(경영할 영),  飛(날비)翔(빙빙 돌아날 상)

檐(처마 첨)牙(어금니 아),  脫(벗을 탈)依(으지할 의), 傳(전할 전)令(하여금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