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권용태


사랑도 깊어질수록

낯설고 두렵구나

눈부신 햇살이 아닌

차가운 이슬로 내리는

눈발인 것을 몰랐었구나


가슴을 채웠던  그리움도

살아 움직이는 샘물처럼

흐르는 물살인 것을

집착에 깊이 빠져 몰랐었구나


사랑도 거리를 두고

그리워 할 때가 아름답다

문틈으로 스며든 햇살처럼

살며시 흔들림으로

다가와야 더욱 아름답다


사랑은 작은 간이역의

희미한 불빛이다

사랑은 치유할 수 없는 지병이다

사랑은 끝내 풀길없는

의문 부호이다


허허.

불꽃같은 사랑으로

치열하게 상처 받았던

그 멍에의 끈을 풀고

언제 다시

회한의 강을

건널 수 있을까


겨울나무는

바람부는 쪽으로 쏠리고

사랑은 그대 있는 곳으로

걷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