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길을 한동안 걸어가면

자작나무 숲 사이로  자작나무 이파리보다 더

파아란 강물이 넘쳐왔다

자작나무숲 아래  조약돌이 가즈런히 깔려있는 강변을

한참 내려다보던 소년은

자작나무 너머 또 구름 밖에 두고 온 머언 먼 고향을 생각해 보았다.

 

자작나무는 자작나무대로 눈부신 태양의 분수 속에

하이얀 피부를 드러낸 채 강바람에 숨가쁘게  흔들리는 것을

소년은 제 심장의 고동으로 착각했다

그때 소년의 심장도 자작나무보다 더 혼란스럽게 뛰는 것을 소년은 알았다

 

이윽고 소년은 강변으로 내려왔다

자작나무 숲을 빠져 강변으로 내려온 소년의 발길은

그러기에 소년은 강물줄기를 타고 아리잠직한 제 꿈과 생시가

도도히 실려가는 강물을 보는 것이 더 서러웠다.

 

해가  설핏했다

노을은 연꽃으로 곱게 타다간 또 사위어 갔다

구름들이 모두 저희들의 고향을 찾아가노라고 분주한데

벌써 하늘에는 별들이 죽순처럼 촉촉 솟아 나오는 것을

소년은 강변을 걸어가면서 바라보았다

 

별을 바라보던 소년은 문득 어머니를 불러 보았다

그러나 대답이 없다

어머니를 부르며 바라보는 하늘과 별은 한결 아스므라했다

소년의 가슴속에 어머니가 살 듯 어머니의 마음속에

소년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 아득한 별 속에 소년은 있었다

소년의 마음속에 별들은 있었다

자작나무를 스쳐오는 푸른 강바람은 소년의 머리칼을 자꾸만 흩날리고 있었다

마치 눈같이 하이얀 백마의 갈기가 오월바람에 자꾸만  날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