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꿈 

 

청춘의 꽃잎은 중년의 세월을 흘러

어느덧 황혼의 낙엽으로 물들어간다.

 

고요히 타오르는 장미울음 하얀 외로움에

먼 바다에 회상의 배를 띄우며

하늘아래 머무는 세상에서

뒤늦은 만학의 꽃을 피우며

잘 익은 봄의 가운데로 함께 걸어가는 원우들

 

낮에 걷던 길하고 사뭇 다른 벗 꽃길

하얀 등 들고 광개토관(세종대) 교실에서

늙은 학생을 반기는 목련 같은 교수님들

 

현대라는 인간의 사막에서 오아시스처럼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

 

떠오르는 태양보다

지는 석양이 더 아름답듯이

만남과 인연의 예지를 찾으려

떠난 그리움의 여행

 

구름속의 산은 침묵하고 있지만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

산허리를 감도는 솔바람 소리의 합창은

웅장한 향연을 베풀고 있었다

 

타들어가는 황덕불(캠프파이어)"소주한잔에"

지난날 그리움들 풀어놓고

잔잔하게 흐르는 시냇물 같은 동문이 되자며

참석 못한 동문들에게 별들의 힘을 모아

행복을 보내본다.

 

한줄기 추억

황혼의 만찬에서

우리들 인생은 어떤 빛으로 물들어 있을까?

 

아름다운 인생의 노을이고 싶은 벗들이여

밤하늘에 유성처럼 빛으로 흐르고

갈대밭 긴 언덕에 서서 바람과 비에 젖으며

목마름 서로 채워주고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깊이 묻어둔 초연(初戀)을 꺼내며

어우렁 더우렁 아름답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