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주년

 

 

 

 

누구든지 결혼하지 않은 아들하고

12일 여행을 떠나보라.

 

 

메마른 영혼에 물 뿌리 듯

일과 여백의 균형도 찾을 수 있고

가족과의 사랑 고단한 삶을 이겨냈던 시절

바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을 수 있으며

고독과 외로움을 밀어내고

그리움만 담아 스스로 깨우며

거칠어진 영혼을 부드럽게 정화해 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에선

먼 길을 돌아온 태양이

안식을 위해 그리움만 묻어놓고

내 속에 나를 돌아보라 한다.

 

살포시 내려앉은 산사

발아래 푸른 바다가 보이며

멀리 항구와 가까이한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바람결에 끈끈하고 어눌한

내 마음을 달래준다

 

고요한 하늘

바람과 햇살은 오색 빛깔을 띄운

달마산 숲은 사색의 바다

 

여행자의 밤은 깊어간다.

새벽별 초승달 먼 산이 방안으로 들어와

끈끈한 모자의 정 파도에 밀려 되돌아

꽃을 피우고 꿈속을 여행한다.

 

밤새 뒤척인 생각이 버무려진 아침을 맞을 때

내 영혼 묵묵히 솟는 햇살에 어울리는 풍경이여 이였으면..

어둠 근심 저문 밤에 떨구고 일어서는

새날이기를 기도해본다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끝이 보이지 않아도 주변을 돌아보고

떠나야 하는 삶, 참 진리와 진실을 찾아

번뇌를 없애주고 약한 인간의 허물과 죄악을 씻으려

 새벽 공양을 드려본다

 

민아! 

새벽별처럼 아름다웠던 네 사랑이 언제나

내 어깨 위에 걸려있다

엄마는 오늘 너와의 여행이

하늘 멀리 날고 싶고 벅찬 마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단다.

 

그리고

대지에 꽃피울 날이 있음을 전해주는

네 배려와 사랑에서 아빠를 찾을 수 있게

해주어 고맙고 감사 하단다

 

아들아! 사랑한다.

멋진 결혼 38주년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