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사 원행 주지스님과 함께.



본래 구룡사는 스님들의 수양도장으로 세워졌으나 오랜 세월을 두고 흥망성쇠에 따른 곡절이 많았다. 이조에 들어서면서 치악산에서 나는 산나물은 대부분 궁중에서 쓰게 되어 구룡사 주지스님이 공납의 책임자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좋거나 나쁘거나 구룡사 스님의 검사 하나로 통과되는지라 인근 사람들은 나물값을 제대로 받기 위해 별도로 뇌물을 받치기도 했다. 견물생심이라 아무리 부처님 같은 스님이라 할지라도 여기엔 욕심이 나지 않을수 없었다.

이리하여 구룡사는 물질적으로 풍성하기는 하였으나 정신도장으로서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럴즈음 한 스님 이 찾아와 몰락한 이절을 보고 개탄하면서 이 절이 흥하지 못하는 것은 절에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거북바위 때문이니 그 거북바위를 쪼개 없애면 좋을것이라고 했다. 절에서는 그 스님의 말을 믿어 거북바위를 쪼개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 후부터 찾아오는 신도도 더욱 적어지고 거찰로서의 명성은 점차 줄어들었다.
급기야는 절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이럴때 어느 날 도승 한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