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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남자 / 고민교
고민교
http://www.prak.or.kr/home/kmj_guestbook/37445
2008.04.06
07:37:18 (*.34.131.8)
11981
A형 남자
高旼嬌
이정표 아래 그가 있었다
한 마리 학 같은
늦가을 같은
그가
선명한 주름을 만들며 웃는다
주름 속에 들어앉은 말들
살아있으나
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
말줄임표로 굳어져 주름 속에 있다
나는 흐린 길을 걸었다
그에게서 낙엽 냄새가 났다
스스로 제 몸을 꺾고
에이, 하고 읽으면
에이, 낙엽 같은 피(血)
나는 천방지축 B형을 수혈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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