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지 

 

산맥 부딪힌 비구름

하늘이 무너져 내린 천둥소리에

물 폭탄은 손 쓸 틈도 주지 않는다.

 

물에 잠긴 마을, 산사태, 도로 두절

쏟아져 내리는 돌 더미, 흙 폭탄 맞은 버스

찢겨나간 도로, 거센 물결 이기지 못한

계곡의 고즈넉한 모습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채소밭은 대신 모래가 차지하고

앞마당 집은 쓰레기 호수로 바뀌었다.

주인은 모래밭에 고개를 떨 구운 채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

 

시신만이라도 찾았으면 하고

헤매는 가족 나만 살아 뭣하나

가슴이 찢어지는 어머니의 모정

 

야속하게도 비는 멈추지 않는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비

위험을 무릅쓰고

토사가 가득한 무너진 집과

마을을 되찾으려 구슬땀으로

삶의 의지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에

가슴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