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왕국

                                                  김문중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온 국민에게
시를 외우게 하리라

시에는
권력도, 금권도, 도둑도, 간음도, 사기도
없음을 깨닫게 하며

시가 있는 법정
시가 있는 국회를 세울 것이며
모두가 까맣게 타버린 가슴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화합하게 하리라

시를 많이 외우는 죄인의 죄는 약하게 벌을 주고
한 편도 못 외우는 죄인에겐 중벌을 내리게 하며

사랑과 어머니에 대한 시를 많이 외우는 자를 대법원장에
자연과, 나무, 환경에 대한 시는 환경장관에
애국시를 많이 외우는 자는 통일장관에 각각 임명하느니...

통일이 이루어지는 이때
남과 북의 형제들에게

총과 칼 대신 시를 잘 낭송하는
새로운 무기를 주노니 이를
시의 왕국 특별법으로 정하여
시인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도록 하리라...


                                      김문중 선생님의 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