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八月로 돌아가자

                                    김기림

들과 거리와 바다와 기업도
모도다 바치어 새나라 세워가리라 ---
한낱 벌거숭이로 돌아가 이 나라 지주돌 고이는
다만 쪼악돌이고저 원하던
    오- 우리들의 八月로 돌아가자.

명예도 지위도 호사스런 살림 다 버리고
구름같이 휘날리는 조국의 깃발아래
다만 헐벗고 정성스런 종이고저 맹세하던
    오- 우리들의 八月로 돌아가자.

어찌 닭 울기전 세 번 뿐이랴
다섯 번 일곱 번 그들 모른다하던 욕된 그날이 아퍼
땅에 쓰러져 얼골 부비며 끌른 눈물
    눈뿌리 태우던 우리들의 八月

먼 나라와 옥중과 총칼 사이를
뚫고 헤치며 피흘린 열렬한 이들마저
한갓  겸손한 심부름꾼이고저 빌던
    오- 우리들의 八月로 돌아가자.

끝없는 노염 통분 속에서 빚어진
우리들의 꿈 이빨로 물어뜯어 아로새긴 조각
아모도 따를 이 없는 아름다운 땅 맨들리라
    하늘 우르러 외치던 우리들의 八月

부리는 이 부리우는 이 하나 없이
지혜와 의리와 착한 마음이 꽃처럼 피어
천사들 모다 부러워 귀순하느니라
    내 八月의 꿈은  영롱한 보석 바구니.

오- 八月로 돌아가자
나의 창세기 에워싸던 향기론 계절로 ---
썩은 연기 벽돌데미 몬지 속에서
연꽃처럼 홀란히 피어나던 八月
    오- 우리들의 八月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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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