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
  본뜻:홍두깨는 본래 다듬이질 하는데 쓰는 도구로써, 나무를 둥글둥글한 모양으로 길고
굵직하게 깎은 것을 말한다  옛날 여인들은 남편을 잃고 홀로 된 뒤에도 개가하는 것을
금지 당했다  이 때문에 젊어서 남편을 잃고 청상과부가 된 여인들은 어쩔 수 없이 수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여자들을 밤중에 몰래 남자들이 업어 가거나 담을 넘어와 정분을
통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런 일을 겪은 과부들이 남자의 성기를 '홍두깨'에 비유하여 은밀히 말하면서부터 이 말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바뀐 뜻:뜻하지 않았던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나거나, 느닷없이 어떤 일이나 말을 꺼내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아니, 뭐야?  지금까지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자동차 정비 학원에 다니겠다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니가 바로 그 짝이로구나!
  -남편의 사고 소식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만난 격이었다



    아퀴를 짓다
  본뜻:바느질을 할 때 끝매듭을 짓는 일을 '아퀴를 짓는다'고 한다
  바뀐 뜻:어떤 일을 끝내어 확실하게 맺는다는 뜻이다  또는 진행하던 일의 끝매듭을 짓거나
어떤 일의 가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보기글"
  -그 일은 더 이상 끌지 말고 그쯤에서 아퀴를 짓거라
  -이번에 가면 지난 번 그 일에 대해서는 단단히 아퀴를 짓고 오너라



    악머구리 끓듯 한다
  본뜻:'악머구리'는 '왕머구리'에서 나온 말이다
  왕은 '크다'는 뜻이고, 머구리는 개구리의 옛말이다  왕개구리가 한데 모여서 시끄럽게 우는
듯하다는 말인데, 왕머구리가 악머구리로 소리가 변환된 것이다  흔히들 '악마구리'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악머구리'를 잘못 듣고 옮긴 데서 비롯된 것이다
  바뀐 뜻:사람들이 대단히 시끄럽게 구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러 사람이 마구 시끄럽게
떠들어대거나 소리지르는 것을 말한다
  "보기글"
  -농수산물 경매 시장에 갔더니 거기 모인 사람들이 손짓을 섞어 가면서 떠들어대는데
완전히 악머구리 끓듯 하더라
  -백화점 바겐세일 기간에는 각 백화점이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로 악머구리 끓듯 한다

  

  안절부절 못하다
  본뜻:'안절부절'이란 말 자체가 마음이 썩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쩔 줄 모르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못하다'가 덧붙여서 '안절부절 한' 것을 강조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엄밀하게 말의 구조만으로 보자면 '안절부절 못하다'는 초조하고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 말이 불안하고 초조함을 극도로 강조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우리말 중에는 간혹 이렇게 부정어와 부정어가 합쳐져서 뜻을 강조하는 말들이 있는데,
'엉터리 없다'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하는 말이다
  바뀐 뜻:마음이 몹시 초조하여 어쩔 줄 모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기글"
  -날씨도 더운데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들락거리냐?
  -숙이의 신랑감이 온다니까 당사자인 숙이보다도 어머니가 더 안절부절 못하였다



    알토란 같다
  본뜻:막 흙에서 파낸 토란은 흙이 묻어 있고 잔뿌리가 많아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그 토란에 묻은 흙을 털어 내고  잔뿌리를 다듬어 깨끗하게 한 토란을 알토란이라고 한다
그렇게 가다듬은 토란은 흙에서 막 캐어 냈을 때보다 훨씬 더 보기 좋고 먹음직스러울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바뀐 뜻:'부실한 데가 없어 옹골차고 단단하다'는 뜻과 '살림살이를 규모 있고 알뜰하게
한다'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보기글"
  -늦게 결혼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알토란 같은 자식을 둘이나 낳고 잘 살아가는 거 보면
대견하고 흐뭇해
  -그 집 안사람이 얼마나 알토란같게 살림을 꾸려 가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라니까



    애가 끊어질 듯하다
  본뜻:애는 창자를 가리키는 옛말이다  그러므로 애가 끊어질 듯하다는 말은 창자가 끊어질
듯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바뀐 뜻: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것처럼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흔히 '애가 끓는다'
'애 먹다' '애 타다' 등에 쓰이는 '애'는 근심에 싸인 마음속을 가리키는 말로서, 그런 경우는
창자를 가리키는 '애'와는 다르다
  "보기글"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애가 끊어지게 울어대는 그 소리에 이씨는 그만 밤을 하얗게 새우고 말았다



    액면 그대로
  본뜻:액면이란 화폐나 주식이나 채권 따위에 적힌 일정한 돈의 액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액면은 주로 겉에 내세운 사물의 가치를 가리키는 말이며, '액면 그대로'는
'말 그대로, 글자 그대로 믿고 보자면'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보기글"
  -너는 사람의 말을 못 믿는 게 큰 병이야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액면 그대로 믿어 봐라
  -그의 글은 아무리 액면 그대로 보자고 해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약방에 감초
  본뜻:한약을 짓는 데 빠지지 않는 약재 중에 달콤한 맛을 내는 감초가 있다  감초는 성질이
순하여 모든 약재와 잘 어울리며 약초의 쓴 맛 등을 없애 주기 때문에 웬만한 약방문에는 꼭
끼어 있다
  바뀐 뜻:어떤 일에나 빠짐없이 끼어드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그 사람은 약방의 감초처럼 안 끼는 데가 없단 말이야
  -잔치에 노래 자랑이야 약방에 감초처럼 끼는 거 아냐?



    어안이 벙벙하다
  본뜻:'어안'은 정신을 가리키는 말로써 정신이 빠져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뜻이다
  바뀐 뜻:뜻밖의 일을 당해 정신을 차릴 수 없거나 기가 막혀서 말문이 막히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보기글"
  -평소에 원수처럼 지내던 그가 편지를 보내 사랑한다고 했을 때 나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난 달에 태국에 납품했던 부채가 클레임에 걸려 되돌아 온 일이 있었는데 포상 휴가라니!
그 소식에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지나가던 이 과장이 웃으며 어깨를 툭 쳤다



    억장이 무너지다
  본뜻:억장은 본래 억장지성의 줄임 말로 성의 높이가 억 장이 될 정도로 퍽 높이 쌓은
성을 말한다  그러므로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은 억 장이나 되는 높은 성이 무너질 정도의
엄청난 일을 말한다
  바뀐 뜻:그 동안 공들여 해 온 일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되어 몹시 허무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어렵게 유학을 보낸 아들이 학교에서 제적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춘천 댁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병들어 누워 계신 아버지를 앞에 두고 유산을 분배해 달라는 자식들의 말에 천안 댁은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맛봐야 했다



    억지 춘향
  본뜻:고대 소설(춘향전)에서 변사또가 춘향으로 하여금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려고
구스르고 얼르다가 끝내는 핍박까지 한 데서 나온 말이다
  바뀐 뜻:안되는 일을 억지로 우겨서 겨우겨우 이루어지게끔 만든 일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보기글"
  -그렇게 억지 춘향으로 붙들어 앉혀 봤자 금방 다시 도망갈텐데
  -일은 하고 싶은 사람을 시켜야 하는 법이야  그 일에 맞지도 않는 사람을 억지 춘향으로
시켜 봐야 뭐 하나 제대로 해내는 일이 없다구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
  본뜻:뒤웅박이란 쪼개지 않고 꼭지 근처만 도려내어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하는데,
부잣집에서는 뒤웅박에 쌀을 담아 두고 가난한 집에서는 여물을 담아 둔다
  그러므로 뒤웅박이 어떤 집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뒤웅박의 쓰임새가 달라진다는 데서
연유했다
  바뀐 뜻:여자 팔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보기글"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더니 그 말이 천안 댁에게 딱 맞는 말이지 뭐야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은 오늘날과 같은 여권 신장의 시대엔 걸맞지 않는 말이지



    오지랖이 넓다
  본뜻:오리랖이란 옷의 앞자락을 말하는 것으로 앞자락이 넓은 옷은 그만큼 많이 다른 옷을
덮을 수밖에 없다
  바뀐 뜻:주제넘게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서,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채소 가게 아줌마는 웬 오지랖이 그렇게 넓데?  어느 틈에 알았는지 우리집 속내를 뜨르르
꿰고 있더라니까
  -얘, 넌 젊은 애가 무슨 오지랖이 넓어서 그렇게 동네방네 안가는 데 없이 다 다니냐?



    이골이 나다
  본뜻:'이골'은 본래 몸에 푹 밴 버릇을 일컫는 말이다
  바뀐 뜻:이익을 좇거나 어떤 방면에 길이 들어서 익숙해진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도박에 이골이 난 김 서방과 화투를 치는 것은 돈을 갖다 바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그 사람은 촌지 받아먹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야



    인구에 회자되다
  본뜻:회라고 하면 언뜻 생선회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은 육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좀처럼
날것을 먹지 않는 중국 사람들도 육회만은 매우 즐겨 제사 음식으로 제사상에 올려 놓았다고
한다
  자는 구운 고기를 뜻하는데 이 경우도 생선이 아니라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도 제사상에 제사 음식으로 오르던 음식이다
  보통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은 고인이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이나 최고급의 음식을 올려놓게
마련인 것처럼, 회자는 여러 사람들이 즐기는 맛있는 고기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인구에 회자되다'라는 고사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그 기원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한악'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했던 그가 10살 무렵에 지은
시들이 그 당시 유행했던 시들을 한 단계 뛰어넘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처럼 그의 시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는 데서
'인구에 회자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바뀐 뜻:육회와 불고기를 사람들이 좋아하듯이 사람들의 입에 널리 퍼져 오르내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훌륭한 글이나 미담 등이 사람들의 화제에 자주 오르내릴 경우에
쓰는 표현이다
  "보기글"
  -이번에 문단의 원로 모씨가 새로 발표한 글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데 그 글 읽어봤어?
  -요새는 덩달이 시리즈라는 새로운 유우머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며?



   입에 발린 소리
  본뜻:입에만 발라져 있는 소리라는 뜻으로 진짜 마음속에는 없는 소리라는 말이다
  바뀐 뜻:마음에도 없는 말을 겉치레로 하는 것을 뜻한다
  거침없이 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가진 '입바른 소리'와는 다르다
  "보기글"
  -그 입에 발린 소리 좀 그만해라
  -그 사람은 어째 그렇게 속 들여다 보이게 입에 발린 소리를 잘 한데?



   입추의 여지가 없다
  본뜻:송곳조차 세울 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는 뜻이다
  바뀐 뜻:많은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발 들여놓을 데도 없이 매우 비좁음을 이르는 말이다
  바꿔 쓸 수 있는 말로는 '발디딜 틈이 없다'가 있다
  "보기글"
  -극장 안은 관람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전동차 안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자웅을 겨루다
  본뜻:흔히 수컷과 암컷을 가리키는 말로 알고 있는 자웅이 본래는 밤과 낮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자웅은 역에서 나온 말로서, 자는 밤을 나타내고 웅은 낮을 나타내는 말이다
  낮과 밤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 비유해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바뀐 뜻:막상막하의 비등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겨루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월드컵 본선에서 이탈리아와 브라질이 자웅을 겨루었다
  -어학에서 자웅을 겨루던 박 군과 이 군이 졸업 후에는 어찌 되었나 모르겠네



    장사진을 치다
  본뜻:전쟁에서 쓰던 진의 하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글자 그대로 '긴 뱀과 같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선 군대의 진'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길게 늘어선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보기글"
  -추석 때만 되면 서울역은 귀성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극장 앞에 장사진을 이룬 인파를 헤치고 나서니 그제야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있었다



    전철을 밟는다
  본뜻:앞서 간 수레의 바퀴 자국을 '전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전철을 밟는다'의 본뜻은 앞서 간 수레의 바퀴 자국을 밟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전철을 밟는다'고 쓸 때는 수레가 옳지 않은 길로 갔을 때를 가리킨다
  바뀐 뜻:앞 사람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뜻한다
  "보기글"
  -실습에 나가는 여러분들은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말기를 바란다
  -판단을 잘못하여 역사를 그르친 김 선생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쥐뿔도 모른다
  본뜻:원래는 '쥐좆도 모른다'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옛날에 강아지만큼 크게 자란 어떤
요망한 쥐가 사람으로 변하여 주인 영감을 내쫓고 그 자리에 들어앉아 주인 행세를
했다  가짜로 오인 받아 집에서 내쫓긴 주인이 하도 억울해서 영험하다는 스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드디어 스님이 알려준 비방으로 요망한 쥐를 내쫓은 주인 영감은 열 일 제쳐 두고
부인부터 불러 앉혔다  그리고 나서 부인을 나무란 첫마디가 바로 '쥐좆도 모르냐!'였다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서도 남편과 쥐를 분간하지 못하느냐는 핀잔이었던 것이다
  '쥐뿔'이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유래된 말이었는데 표현이 너무 노골적인지라, 부드러운
말로 바꾸다 보니 형태상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뿔'이라는 말로 대치하게 된 것이다
  바뀐 뜻:앞뒤 분간을 못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 하는 경우를 가리키기도 한다
  "보기글"
  -쥐뿔도 모르는 것이 어른들 일에 뭘 안다고 그렇게 나서니 나서길!
  -시집살이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체 하기는!



    직성이 풀리다
  본뜻:직성이란 사람의 나이에 따라 그의 운명을 맡아 보는 별을 말하는데, 그 종류에는
9가지가 있다  제웅직성, 토직성, 수직성, 금직성, 일직성, 화직성, 계도직성, 월직성, 목직성의
아홉 별이 차례로 도는데, 남자는 열 살에 제웅직성이 들기 시작하여 차례로 돌고, 여자는
열한 살에 목직성이 들기 시작한다
  민간 습속에서는 이 직성의 변화에 따라 운명의 길흉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흉한
직성의 때가 끝나고 길한 직성이 찾아오면 운수가 잘 풀려 만사가 뜻대로 잘 된다고 믿었다
  바뀐 뜻:소원이나 욕망 따위가 제 뜻대로 이루어져 마음이 흡족하고 편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보기글"
  -할 말을 다 하고 나니 이제 좀 직성이 풀리는가?
  -배고프다 그랬으니 직성이 풀리도록 먹어 보거라



    진이 빠지다
  본뜻:식물의 줄기나 나무 껍질 등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물질을 진이라고 한다  진이 다
빠져나가면 식물이나 나무는 말라서 죽게 된다  그러므로 진이 빠진다는 것은 곧 거의 죽을
정도로 기력이나 힘이 없다는 뜻이다
  바뀐 뜻:어떤 일에 지쳤거나 맥을 못 출 정도로 기운이 빠진 상태, 싫증이 나거나 실망해서,
혹은 지쳐서 더 이상 일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보기글"
  -그 일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더니 진이 빠지더라
  -밀고 당기기를 그렇게 오래 하면 상대방이 진이 빠지지 않겠니?



    짬이 나다
  본뜻:물건과 물건 사이에 틈이 생긴 것을 말한다
  바뀐 뜻:한 가지 일을 마치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사이를 가리킨다
  원래는 물건 사이에 벌어진 틈을 이르던 말이 바쁜 일 사이에 낼 수 있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보기글"
  -야, 너 오전에 잠깐 짬 좀 낼 수 있냐?  아주 급한 일이라 그래
  -시골에 계신 어머님 뵈러 한 번 다녀와야 할텐데 도대체 짬이 나야 말이지



    초주검이 되다
  본뜻:'주검'은 시체를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그러므로 '초주검이 되다'는 초기 상태의
시체처럼 되었다는 뜻이다
  바뀐 뜻:몹시 다치거나 맞아서 혹은 너무 일을 심하게 해서 거의 다 죽게 된 상태를 가리킨다
  "보기글"
  -밤중 내내 순사들에게 쫓긴 그녀는 새벽 안개가 퍼질 무렵 초주검이 되어서 사립문을 밀고
들어섰다
  -사흘 동안 철야에 야근까지 하더니 아주 초주검이 되었구나



   태풍의 눈
  본뜻:강력한 태풍이 불 때는 중심에 가까울수록 원심력이 강해지는데 이때 비교적 바람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부분을 가리켜 태풍의 눈이라 한다  태풍 중심부의 반경 10여
킬로미터 이내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바뀐 뜻:복잡하고 시끄러운 사건의 와중에서도 비교적 그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하고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쓴다
  거센 바람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바람이 없는 기상 현상인 '태풍의 눈'과 비슷한 일이
인간사에서 일어나자 그것을 자연현상에 비유한 것이다  '지금은 잠잠한 상태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쓰는 경우가 많다
  "보기글"
  -정가에 불어닥친 공직자 숙정 바람에도 북한산 계는 태풍의 눈이라던데 그게 사실이야
  -중동 지역에 몰아닥친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태풍의 눈은 사우디
아라비아밖에 없을걸



    터무니가 없다
  본뜻:터는 본래 집이나 건축물을 세운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헐어도
주춧돌을 놓았던 자리나 기둥을 세웠던 자리들이 흔적으로나마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흔적조차 없는 경우에는 그 자리에 집이 있었는지 어떤 구조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터의 무늬(자리)가 없다는 말은 곧 근거가 없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바뀐 뜻:내용이 허황되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보기글"
  -뭐?  미국하고 소련이 통합한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는 언제 들었니?
  -엄마, 그런 터무니 없는 소문을 믿으세요?  소문이란 건 본래 한 입 건너갈 때마다 늘어나는
거 아니겠어요?



   토를 달다
  본뜻:흔히 한자에 토를 달았다고 하면 천지라는 한자에 우리말로 '천지'라고 쓴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자의 우리말 소리는 '독음'이지 '토'가 아니다  '토'라 함은
한문을 읽을 때 그 뜻을 쉽게 알기 위하여 한문 구절 끝에 붙여 읽는 우리말로서 우리말의
조사에 해당한다  '토시'라고 쓰기도 한다
  -하야, -하고, -더니, -하사, -로, -면, -에 등이 토에 해당한다
  바뀐 뜻:오늘날에 와서는 위에서 설명한 본래의 뜻보다는 얘기 중에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경우에 뒤에 덧붙여 하는 얘기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보기글"
  -이 한시의 해석이 까다로운데 토만 좀 달아 주시겠습니까?
  -넌 어른의 말씀 뒤에 무슨 토를 그렇게 장황하게 다느냐?



    학을 떼다
  본뜻:모기가 옮기는 여름 전염병인 말라리아를 '학질'이라고 한다  학을 뗀다는 것은 죽을
뻔했던 '학질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무시무시한 열병인 학질은 높은 열에 시달리는 것이
특징인데 높은 열이 나면 자연히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어려운 곤경에 처했을 때 진땀을
빼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바뀐 뜻:괴로운 일이나 진땀 나는 일을 간신히 모면하거나 벗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선을 보는데 신랑 어머니가 어찌나 꼬치꼬치 묻던지 학을 떼겠더라구
  -전화 걸지 말라는데도 낮이고 밤이고 없이 전화를 하는데 아주 학을 떼겠어!



    한풀 꺾이다
  본뜻:이불 호청이나 옷에 갓 풀을 먹여 빳빳하던 풀 기운이 어느 정도 가신 상태를 말한다
  바뀐 뜻:한창이던 기세나 투지가 어느 정도 수그러든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꿔 쓸 수 있는 말에는 '한풀 죽다'가 있다
  "보기글"
  -그 사람 사업 시작할 때는 기세가 등등하더니 실명제 이후로 완전히 한풀 꺾였더구만
  -스타 소리 듣던 작년까지만 해도 안하무인이더니만 올해 들어와서 인기가 주춤하니까 완전히
한풀 꺾였던데



   활개를 치다
  본뜻:활개는 본래 활짝 벌리고 있는 팔과 다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네 활개를
친다'는 것은 네 팔다리를 휘젓는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바뀐 뜻:생기 있고 활발하게 행동하는 것이나, 또는 의기양양하게 마치 제 세상 만난 듯이
함부로 날뛰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너 활개 치고 다니는 걸 보니까 요즘 아주 신나는 일이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오렌지족이 활개를 치던 세상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홰를 치다
  본뜻:홰는 닭이나 새가 앉도록 가로질러 놓은 나무 막대를 가리키는 말인데 실제도 닭이나
새가 이것을 치면서 울지는 않는다
  바뀐 뜻:'닭이 홰를 친다'는 말을 새벽에 닭이 '꼬끼오'하고 우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홰를 친다'는 것은 새나 닭이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자신의 몸통을 치는
것을 말한다  사람도 잠에서 깨어나면 몸을 움직이듯이 홰를 치는 것 또한 잠에서 깨어났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보기글"
  -닭이 홰를 치면서 매운 울음을 뽑아 올렸다



   회가 동하다
  본뜻:뱃속에 있는 회충이 제 먼저 요동을 칠 정도로 입맛이 당긴다는 뜻이다
  바뀐 뜻:어떤 음식이나 일을 앞에 두었을 때 썩 입맛이 당기거나 즐거운 호기심이 일어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글"
  -야, 그거 얘기 듣고 보니까 회가 동하는 일인데 그래  우리 한 번 같이 손잡고 멋지게
해볼까?
  -그 대회에 참가하면 무료 항공권을 얻을 수 있다니까 회가 동하나 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