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등 /유자효 

 

불을  밝히면

다소곳이  이루어지는  빈  터에

젖빛으로  흔들리는  물길을  마련하고

어머니는  물레를  자으신다.


끝없이  풀리는  실의  한  끝을

탯줄처럼  목에  감고서

밤을  건너는  나에  울음은

새벽녘  문풍지를  흔드는

쓸쓸한  들판의  바람이  된다.


시간이  깊이 떨어져  내려

한 곳에  일렁이는

갈매  빛  적막


잠든  나에  곁에서

홀로  아파하던  어머니는

무명옷  곱게  입고 떠나가시고

그  물길의  저편에서

이제는  홀로  내가  떠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