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 詩.황금찬


욕구 불만으로 우는 놈을
매를 쳐 보내고 나면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새 소리도
모두 그놈의 울음소리 같다.

연필 한 자루 값은 4원
공책은 3원
7원이 없는 아버지는
종이에 그린 호랑이가 된다.

옛날의 내가
월사금 4십 전을 못 냈다고
보통학교에서 쫓겨오면
말없이 우시던
어머님의 눈물이 생각난다.

그런 날
거리에서 친구를 만나도
반갑지 않다.
수신강화 같은 대화를 귓등으로 흘리고 돌아오면

울고 갔던 그놈이 잠들어 있다.
잠든 놈의 손을 만져 본다.
손톱 밑에 때가 까맣다.

가난한 아버지는
종이에 그린 호랑이
보릿고개에서
울음 우는
아버지는 종이 호랑이

밀림으로 가라
아프리카로 가라
산중에서 군주가 되라
아! 종이 호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