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
우재정
섣달 그믐날
색동소매, 노란저고리, 빨간 치마를 인두질하시는
어머님의 고운 눈썹이 그믐달 같다
그믐날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희어진다는 어머님 말씀에
바느질꾸러미 옆에 앉아
말동무하며 내 꿈은 영글어 가고
놋쇠화로에 담긴 빨간불은
어머니 가슴인 듯 따뜻하다
창밖엔 하얀 눈꽃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내리고
새해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어머니는
밤새 하얀 긴 가래 빚어 만든 떡국으로
수명장수를 빌고 계신다
어머니의 치마폭으로 감싸는 사랑
이제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