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 원고 - 백양 문학회
글 수 1,490
다뉴브강의 신발*
고경자
우울한 음조를 밟고 세체니 다리를 건넌다
글루미 선데이
부다와 부다페스트를 가르는 강물은 잿빛으로 잠겨 있고
강둑의 갈 곳 잃은 신발들 찬바람을 맞고 있었네
추모객들의 밝히는 촛불의 낮은 흔들림
가느다란 울림으로 사그라든다
그린 마일로 가는 벼랑끝
신발을 벗어야 하는 까닭
그때에
하나님 모든 것이 가능 하오니, 이 잔을 내게로 옮기소서
들어주었을 리 없는 하나님
대지의 듯과 하늘의 뜻
斷末魔의 비명,몸을 앉고 요동쳤을 강물
검은 비둘기 때 강 속에 박혀있는 울음을 걷어낸다
누군가 남기고 간 목이 꺽인 꽃들 위에 땅거미 내리고
트램 위로 날아가는 이승이 궁금한 나비 한 마리
*다뉴브 강에서 죽음을 당한 유대인을 그리는 신발 68개의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