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서울의 어머니
이근배
북한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조선 왕조가 새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던 날부터
서울을 낳고 젖 먹여 키우고 글을 읽히고
비바람 눈 서리 가려 가꾸고 길러
오늘 지구촌에 우뚝 솟은 나라의 서울로 일으켜 세운
높디높은 사랑의 산이요 복락의 산이요
자유의 산이요 평화의 산이요 역사의 산이다
고려 수도 개성에서 바라보면 백운,인수,국망 세 봉우리가
뿔처럼 솟아올라 삼각산이라 이름하여
나라 생각에 겨운 백성이며 시인들
우러러 목메이게 불러왔노라
여기 서울의 한복판 종로의 옛터마을
먼 옛날부터 산을 오르는 길이 나 있어
장안에서 들려온 단종의 폐위 소식에
생육신 김시습은 중흥사에서 읽던 책 불태우고
삿갓 쓰고 이 길로 내려왔으며
신라 진흥왕 순수비 밝혀낸 추사 김정희도
붓과 벼루를 들고 이 길 따라 올라갔으려니
어머니의 산을 오르는 이들이여
잠시 발걸음 멈추고 귀 기울여 들으시라
북한산이 다독이는 나라 사랑의 큰 말씀
한강 손잡고 부르는 복받쳐 오르는 노래
종로의 인경을 깨우치는 염원의 종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