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내려라

장현경

 

깊은 허공에 우두둑 쏟으며
몽중夢中에 침입하는 헤픈 장대비

언제나 그렇듯
그가 오는 날이면
명상瞑想에 잠기는 이슬비

낙수에 패어나간 아픈 흔적이
흠뻑 꿈으로 젖어버린 소나기

어둠 속 조용히 눈감아도
더욱 선명해지는 봄비

우레 큰 소리로
사랑을 외치는 목마름인가
깊은 잠 흔들어 깨우는 폭풍우

가여운 눈빛으로 바라보지 마라
남들처럼 사랑을 갈구하는 장맛비

비야 내려라
쏟아지는 그리움 흥건히!
우수와 출렁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