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 원고 - 백양 문학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으로 하나 되기
최보정
봉황의 전설이 숨어 있는 봉복산,
그 돼지 샘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
마르지 않는 샘물이 굽이굽이 흘러내려
섬강을 이루었다.
은하수나래를 펴며 250여리를 흘러가
남한강과 만나기까지
마침내 한강과 한 줄기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꿈과 희망, 애환을 실어 날랐을까
물방울이 모여 골짜기 물이 되고
계곡물이 다시 샛강이 되고
샛강이 모여 마침내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강, 저 풍요로운 강물은
화합과 협동으로‘ 하나되는 횡성, 도약하는 횡성’의 모습이다.
이제 감격스러운 한우축제 10번째를,
섬강둔치에 펼치는, 역사적인 시점에 서있노니,
지금으로부터 350여 년 전 조선 효종 때
어진 현감, 구일 원님이 떠오른다.
그는, 횡성 앞뜰이 드넓고,
앞내, 뒷내 풍족한 물이 흐르건만
농토는 갈대밭이나 다름없어,
늘 노심초사하다 꿈을 꾼다.
꿈의 지시대로 현민 들과 힘을 모아,
보를 막고 수로를 만드는 대역사 끝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횡성 앞뜰을 가뭄과 수해걱정이 없는 옥토로 바꿔놓았다.
옥토로 만든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백성을 사랑한 선각자와 내 고장을 사랑하는
군민들이 하나 되어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
황무지를 낙원으로 바꿔 놓을 수 있었다.
우리는 옛적부터 현명하여,
단결하고 협동하는 정신으로
‘하나된 횡성, 도약하는 횡성’
영원히 구축하며.
행복해야 할 터전이다.
일류 횡성을 향하여
장엄한 한우축제의 문을 연다.
비개인 후
최보정
벚나무 이파리 아래 서 있다
무수한 물방울, 투명한 길을 열어놓고 있어
터질 것 같은 얼굴이 있어
이파리 끝에 옮겨 앉은
무지개다리 휘청거리고 있어
그대가 남긴 문자
무거운 물집,
허기로 매달려 있어.
상고대 꽃 ●1
최보정
정월 보름, 새하얀 눈발 서슴서슴 내린다
오랜만에
아주 애린 것이
얼음을 주저주저 덮은 하얀 강가
눈꽃 천지 하얀 동산은
나뭇가지사이 상고대 꽃눈의 해후
눈보라가 잊은,
눈 녹은 설화를 피우는 것은,
무명치마 펼쳐진 벌판 한 가운데
가로등이 발화를 잊은
눈꽃의 몸짓
태초의 아담과 하와의 원시의 곳간,
끝내는 눈물이
꽃이 되는 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