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2
우재정
산은 침묵으로 말한다
산의 침묵
침묵으로 굳어 침묵이 되어 버린
산의 세월
더러 가지들이 수화를 나누고
새들이 지저귀어 침묵을 쪼아대지만
결코 신은 입을 여는 법이 없다
산새 한 마리가
침묵을 물고 지나가다가 떨어뜨린다
가지에 걸린 침묵이
바람에 실려 가다
역시 침묵으로 떨어뜨려진다
침묵이 법도이고
침묵이 덕목이며
침묵이 무게인
산의 삼덕(三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