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감명 깊었던 시
글 수 120
봄 편지
황금찬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 닿았다기에
입춘날 아침에 편지 한통을 보내노라
바람부는 사연은 다 묻어두고
물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물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랑은 꽃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의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이 지구촌에 행복을 실어오라
평화를 가져오라
미워하는 마음도
저주하는 마음도
사라지리라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