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감명 깊었던 시
글 수 120
5월의 노래
모란이 피었다기에
내 추억을 찾아
고궁에 왔건만
꽃은 이미 간곳이 없고
빈 가지에
눈 먼 옛날이 잠들어 있다.
꿈 속의 고향을
벗하고 앉으면
정든 가람가에
저녁 노을이 눈을 뜬다.
아름드리 포플러가
5월 하늘의 구름을 쓸고
마을의 전설은
언제나 고깃배처럼
강에 흘러갔다.
이 광수의 <유정>이며
섹스피어의의 <햄릿>
입센의 <인형의 집>
그리고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던
5월이 왔었지.
보랏빛 흰 색으로
장다리가 피고
호수에 구름이 내리듯
나비가 떼지어 날았다.
추억은 생각 속의 보석
이제 작약이 꽃피어 난다.
녹음 위에 5월이 머물러 있다.
5월이 가도
긴 노래 속에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