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이광민

 

구름 사이로

태양이 숨바꼭질하는 새벽

황금빛 다리 긴,

엉덩이의 흰무늬를 꼬리처럼 흔들며

달려가는 노루 따라

되돌아온 출발지

 

다시 걸어도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길

되돌이표 악보를 연주하듯

끝나지 않는

가쁜 숨 몰아쉬며

낯선 꽃향기 따라

돌고 또 돌고

 

어느새 바다내음과 함께 퍼져버린 운무

 

심장보다 더 두근대는 마음을 가다듬고

한 그루, 열 그루, 숲을 지나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