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와 시인, 정선영 시집_ 시간과 공간에 합일시키는 신선감의 형상화!
가을들판
정선영
물드는 것은 석양만이 아니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도
하늘은 단풍처럼 물들어 있다
초록의 시간에 잎은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사고가 있었을 뿐
잎이 질 땐 처음 색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모두 소모해야만
낙엽처럼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
죽음 앞에 의미 없는 소유처럼
생을 다한 여유로움과
허전함이 함께 하는 가을 들판에
사랑을 다하려 남은 시간을 붙잡는다.
* 정선영시인의 첫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