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축제에서

                             이성숙


친구야
꽃구경 가자
이제
세상살이 이쯤이면 알 것 같아

옥정호에 몸을 담그고
구절초 하이얀 언덕에 뒹굴어 보자

어쩌면
드넓게 펼쳐진 선경에 잡티 한 점 없을까

 도도히 흔들리는 새하얀 미소
 소나무도 기품있게 그늘을 내주었다

 살며시 내려 놓고 간 꿈틀한 회색의 조각들
 꽃무리가 눈 맞추니 하얗게 빛난다
 머뭇거리는 발걸음에 돌아온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