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그리움을 부른다 

                                손미헌


어둔 밤이었지

잠시 나온 문 밖은


유난히 맑은 달빛은

고향 옛집, 가녀린 골목길

저녁연기 오르면

뛰어들던 사립문의

향기였다


술래놀이 하던 날

어둠에 떨며 숨어있던

볏집 속

환하게 밝혀 주던

그날, 그 등불


그루터기 하나 보이지 않아도

세월은 자꾸만 떠나가고

어둠을 헤가르며

쌓이는

달빛은 그리움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