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마운틴

                                            고 경 자

360도 회전 하면서
1085m 산을 등정하는 케이블카

대서양 연안과 케이프타운 시내가 꿈길처럼 펼쳐져
마르지 않는 샘처럼 기와 혈이 흐르는
아, 이 공기

명암이 얼비치는 바다 저 멀리
로빈아일렌드가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린다
누가 말했을까
“하나님의 밥상이라”고
식탁에 펼쳐진 파노라마며
야생화와 돌단풍들이
무수하게 꽃핀 이 피안의 세계는

하늘을 열면
천군천사 나팔소리
들려올 것만 같은 선상에서

언제나 절정에 사는 듯
자랑으로 여기던 육신의 그 정욕
스스로도 너무 부끄러워
잠자던 혼을 달뜨게 하네

당신의 음성
눈물이듯 내렸던 그 사랑
나의 입술을 열어 찬양하며
기쁨을 적셔주던 그리움의 바다가 아닌가

수평선 너머 해무리 가르며
떠오르는 태양처럼
눈이부신 케이프타운의 테이블 마운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