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흩날리는 은행잎이나
정광수
흩날리는 은행잎이나
붉게지는 단풍잎이나
힘겹게 매달린 감이나
그것은 이 가을
山寺(산사)의 마지막 祝製(축제)
山이야 다 같은 것 같다지만
그 山이 무엇을 품었느냐에
사람들이
모인다.
늦가을 무서리 내리네
토담집 감나무에서
내리는 가을
주홍빛 감들이 제 무게를 못 이겨
툭툭 떨어지는
소리
南道(남도)의 고즈넉한
山寺(산사)의 晩秋(만추)
부처도 거기서 가을을
읊는다
사람들은 나무들이 겨우살이
하는 것을
자기네 구경거리인 줄 알고
단풍이 좋다는 내장산이나 백양사를
찾아
비경을 연출하는
단풍빛에 물든 바위나 물이나
그 암반 사잉에 흐르는
5층 석탑의 이끼낀 둘레에서
스스로 신선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 거기서 스님이나 됬으면 하는
낭만을 가져보긴 하지만
정작 스님은
어떨까
스님은 웃고 있을뿐
크게 가득 찬 것은
비어 있는 것이니
아름다운 것은 결국
흉한 것일 터
自然(자연)은 그냥 그대로 進化(진화)됨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