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법
김영숙
차창 밖
빠알간 지붕에는
박 넝쿨이 올라가고
들엔 옥수수대가
내 키만큼 자라고 있다
그 안에
감자 꽃이 하얗게 웃고
파 꽃이
동그랗게 입을 벌리고
촘촘히 어깨동무하고 해바라기를 한다
배꽃이 뭉게구름 같이 피어 오르던
산등성이에 작은 열매
마법에 걸리지 않으려 도리질하고
물오리 물을 뿜는 강물 위
햇빛은 연상 팔팔 튀어 오르며
먼 나라 소식을 전한다
한 달을 보름으로
접고 가는 날들이
봄의 겨드랑이에 끼어
날개를 단다
높이높이 가오리연 꼬리치듯
하늘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