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작은 들 꽃
조병화
사랑스런 작은 들 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는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 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나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만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 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만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런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 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