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원고 - 동인지
후조(候鳥)
김현재
산허리를 감싸 안은 구름은
굵은 빗줄기를 내리고
비를 담은 나뭇잎은
저 아래로 녹우(綠雨)되어
흐른다.
산새 한 마리는
비상을 꿈꾸며
길섶 나뭇가지에 앉아
흙 내음을 맡으며 망중한으로
마음을 달래고
열풍(熱風)이 내려앉고 쓸고 간
자리에
하루 하루가 덧없는 세상
빛과 희망을 찾아가는
수만리 떠나가는 나그네라네.
연연
김현재
밝은 빛이 있어
거기 너 있었던 가
천지에 흐느러진 낙엽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소리에
처마끝 풍경(風鈴)은 울고
고개 숙인 꽃잎은
향기로운 향내만 가득
내 코를 간 지른다.
마을 언덕에 서서
오지 않을 기침소리
기다림
안개 속 울렁거림
마음에 이는 바람은
연민과 눈물의
동반자가 된다.
길 끝의 사랑
김현재
주름 잡힌 파도는
운무(雲霧) 되어
대지를 끌어안고
산허리에 머문다.
녹음으로 우거진
산으로 오르는
달빛은 “월광 소나타”
시간의 유속을 타고
애정과 시새움, 그리움
마음 속 거울에
들어와 박혀
빼내지 못한
미련의 암석되어
나의 어깨위에
아픔의 돌로
변해있다.
이별
김현재
고독이 강물처럼 흐르는
새벽하늘
고요했던 신세계를 깨우는
새들의 소리가 들리고
아침 첫 커피 한잔의 향기는
환한 당신의 얼굴처럼
선한 의인의 발자국으로 남고
구름을 모아
사랑의 열매로 만들었건만
이제 무일푼인 당신은
에바다의 길을 가시니
사랑의 별되어
천년을 두고
하늘에 남으리.
바람과 비
김현재
빛을 잃어 버린
하늘이 울고 있을 때
하늘과 땅사이
흔들리는 가지에 걸려
잠시 머문 바람의 흔적
세월의 옷을 갈아 입고
창을 두드리면
바람은 달려와
몸을 비벼대고
빗방울들의 음악소리
잠 못 이루는
꽃들을 재우고
나의 마음
밤의 정적
거리등 불빛과 함께
땅속으로 스민다.
약력
호 : 월파
한국시낭송가협회 회원, 백양문학회 회원
현 광진문화원 시낭송반(야간) 강사
좋은 문학으로 황금찬선생님의 추천완료
<공저> 들꽃과 구름, 후백의 열매, 한일 합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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