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원고 - 동인지
새해맞이
사랑하듯
달아오른 가슴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물때식고
언 손 녹이려
붉은 해를 담으러 간다
들뜬 마음이라도 안듯
겨울 소나무도 속살거리며
길을 열어준다
벗은 나무에는 함박눈이 내려앉았구나
바람아! 누워라
나뭇가지 흔들릴라
하늘 향해 외친다
하늘이시여
땅 아래 맑은 물을
내 정수리에 부어 주사
나로 땅의 높은 곳을 밟게 하소서
2
삶의 길목에서
나뭇잎은 바람을 보았을 것이고
'밀레'의 저녁 종엔 소리가 그려졌네
제 몸 녹이며 불 밝히는
촛대
속을 다 비워낸 북은
살짝만 건드려도
아름다운 떨림으로
멀리멀리 공명을 일으킨다
난, 어디쯤 서있나
내가 남긴 흔적들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소금이 되지 못한 바닷물이
내일을 꿈꾸듯
하늘의 분신인 노을을 붙들고
곤한 날개 다독이며
황금 들녘을 그려본다
3.
물위에 쓴 편지
멀리 있어도 가슴으로 네게 흘러가니
한마음 가득 느껴 주었으면 한다
내 약함이 기댈 수 있는 나무
고맙게 생각한다
목이 타는 저 폭염이
세상을 푸르게 하는 끈질긴 잡초이듯
쏟아지는 눈물, 빗물에 감추고 온르 춤을 춘다.
시간은 나와 상관없이 저 혼자 저만큼 가고
나도 그와 상관없이 가고 있다
오늘의 삶만으로도 벅차고
이미 어제 일은 돌아보지 않으련다.
물살에 씻겨 형체를 보이지 않더라도
체취만은 느껴 주리라
마음 닿는 이 사람아
갈대가 바람에 몸 부비는 소리를
노래 가락으로 들어주었으면 한다.
4.
침상일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채
신열을 앓고 있는 육신
손등에 꽂인 주사바늘이
고단한 마음 위로 하는가
가슴속엔 샛강이 일렁인다
귀먹은 자 같이 듣지 아니하고
입을 열지 않으며
멀리 서 있으려 한다
그러나, 다시 머리를 흔들며
꽃그늘 아래 놓아둔 누룩으로 시선을 돌린다
부풀어 올라 제 눈 가리지 않으면
분명 길을 있을리라
저녁에는 눌린가슴, 숨 막힘이 있다 해도
현악으로 눈을 들면
무겁게 내려앉은 침상에
고운 햇살이 들어앉으리라.
5.
꿈
마른 흑 헤치고
씨앗 하나 묻었다
오직 너만을 위한 땅을 기도하며
바람 통학도
햇볕 잘 드는 곳을 따라다니며
즐겁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도록
눈 떠라
아침을 열어라
네 모습 보려고 내 입술이 마른다
환한 네 모습 보는 날엔
감싸 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어
자색 옷을 꿰매고 있단다
먼 길 돌아와 온몸 태우며
붉은 생명 토해내는 해돋이
가슴 뛰게 하는 꿈을 꾸고 있다.
약력
문학시대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낭송가협회회원, 시대문학, 문예운동, 광진문학 회원
한국시낭송가합창단 부단장, 광진구청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