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신봉승
저기 물안개 소낙비 아련한 산을
그려도 움직이는 한폭의 비단
저기 빠알간 단풍으로 색칠한 산을
어연히 손짓하며 우릴 부르네.
대관령 아흔 아홉
대관령 구비 구비는
내 인생 초록을 들이면서
나그네가 되라네
저기 찬 바람 하얀 눈 소복한 산을
누구를 기다리다 봄은 머언데
저기 진달래 철쭉으로 불타는 산을
구름도 수줍어서 쉬어 넘는데
대관령 아흔 아홉
대관령 구비 구비는
내 인생 초록물 들이면서
나그네가 되라네
대관령 아흔 아홉
대관령 구비 구비는
내 인생 보슬비 맞으면서
나그네가 되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