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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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80
시인 | 한용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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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가 | 김문중 |
*시 - 한 용운 *낭송 -
님 은 갔습니다.
아 사랑하는 나 의 님 은 갔습니다.
푸른 산을 깨치고
단풍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걸음으로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 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 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 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이 되고 마는 것을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 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 - 아
님 은 갔지마는 나는 님 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 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