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에서
우재정
한지에 곱게 써 내려간 그리움
활활 세상을 태우는
그 사람 앞에 서 있다
푸른 그 날이 보일 듯 사로잡는
갈대 흔들어 깨우고
잠깐 부끄러움도 잊은 채
취한 듯
내가 불러 고함치고
너는 돌아선다
두물머리 한 가운데
마음도 구름도
뜨겁게 일어나는 바람이어라
잊어갈 사람을 그리워하며
속 깊은 말
뜨겁게 할 수 있을까
길다운 길의 험난함과 만나는
나와 나의 동행은 꽃바람
온길 갈길 죄다 잊어버리고 뛰어 든다
두물머리: 양수리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