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김영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슬픔 속에서
어머니!
오늘 밤
당신을 기억하며 허둥댑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위안 삼고
그래도 늘
그 자리를 지켜주시리라 믿었던
어리석은 불효

당신 계셨던 빈자리에
계절은 봄을 업고 왔지만
웅어리진 가슴 속 멍울은
더 단단하게 계절을 비켜갑니다.

어머니!
아침 해 반기며 대문 빗장 여시고
사면 벽에다 아들 딸 그리시며
마른 침 삼키시던 목마름

짧은 하루 해 원망하며
떨어지는 저녁 해 끝자락 잡고
열린 빗장 잠그시던 시린 마음

지금에야
당신의 마음 한 자락 부둥켜안고
목이 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