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초원

징기스칸의 말 발굽소리 쟁쟁한 초원
둥글고 하얀 게르들 구름 처럼 떠 있다
맨숭맨숭한 구릉지, 낮게 움츠린 풀꽃들
때론 매서운 바람에 어깨 출렁이며
맑은 생 지켜온 집념 하나
묵묵히 내공을 쌓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백야의 산등성이
말들과 야크들 속에 나도 한마리 말이 되어
초원을 달리고 있다
내가 달려온 길들이 허망만은 아니었다고
가슴 열어 젖히며 보여도 좋을 깨달음의 한 순간

깨끗한 가슴이 아니면 품을 수없는 이 초원의 살갗들,
문명이란 탁한 언어 어디에도 물지않은 유목민들-
얼음이 둥둥, 목울대를  시원히 열어 줄 호수-
태고적 바람이 살랑이는 숲길 -
아네모네 꽃잎사이로 수없이 쏟아지는 꼭두서니 별빛-
싱싱한 시어들   휘어지게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