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쓸쓸함도 좋다
                                        시.황순남



나의 봄엔

쓸쓸함이 꽃보다 먼저 핀다

쓸쓸함은 꽃을 피우고

쓸쓸함은 초록 잎을 돋아

봄의 왈츠와 함께 무도회를 연다



봄이 오면

쓸쓸해져야 할 이유를 찾아 소풍을 가고

왜인지 쓸쓸함으로 앉아있는 나를 본다

가슴 한 켠 찡한 채 하루 종일 울먹임이 맴돌고

파릇함을 보면서 괜스레 글썽이는 이유는 뭘까?  



봄꽃이 만개한

이봄

가슴 한 켠의 빈방엔

쓸쓸함으로 망울지던 나의 봄은

화사하게 피어 채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