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식 치료법


그녀의 뾰족 구두가 내 마음을 콕콕 찍어 누를 때 나는 안다
그녀에게선 태양이 익는 냄새가 난다
태양을 좇는 그녀, 태양을 굽는 그녀, 달콤한 태양의 입김이
목을 타고 넘을 때 팽창된 그녀의 몸 속에서 동백꽃 피어난다
구석구석 꽈리처럼 몸 틀고  있는 나의 허기 팍팍 문질러 터뜨려주는
미친 바람이 한바탕 회오리 칠 때면
내 의식의 층계를 밟고 올라가는 따뜻한 혈구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빨갛고 파란 사과를 아삭아삭 먹어 치울 때 그녀의 꽃잎에서
꿈틀꿈틀 나방이가 기어 나온다
그런 밤이면 달아오른 그녀의 내부를 뛰어드는 한 마리 나비를 본다
그녀는 환각의 액체다 사르르 녹아드는 청심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