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려의 소리

                    김정환


숲 사이로 어둠이 엿보아 들고
인적이 드문
잠든 토지문학관

적막이 펼쳐진 언덕배기
달은 차서
가로등이 무색하다

개울 물소리 들녘을 적시며
한밤을 지새우는
풀벌레 푸른 울음소리

별이 쏟아지고
아카시아 꽃잎이 흩뿌리는 길을
한없이 걷고 싶은 밤

새벽을 깨우는 산꿩 소리에
뻐꾹새도 덩달아
뻑꾹 뻐어꾹

시인의 꿈은 무지개 빛
물소리와 어우러져
*율려의  소리 낳는다


*율려(律呂): 창세기에 조화의 원리가 전개되는
                  순수한 원초의 리듬을 뜻함
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