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장
       우재정

운동화 속의 뭉그러진 발바닥에
빨간 화인을 찍었는지 살타는 냄새가 난다

마음 가는 데로 걸어도
불평이 없으니 동행일까
아니면 말하지 않을 뿐일까

늦은 밤
물속의 발이 흐무러진다
억장이 무너진다

내 삶의 고난의 무게
한 평생을 짊어질 십자가

하늘의 고요 속으로
구름 위를 걷는
난, 죄인이다.



백암산
         우재정

별이 쏟아진다
휘몰이 치는 신비를
영혼을 깨쳐
우주의 속삭임을
내 안에서 나는 듣는다

산을 읊는 깊은 물소리
전생의 나 일 것 같은 뻐꾸기
외로워서
뻐꾹, 뻐꾹
누구의 기다림인가

산이 부시다
울림의 소리
마음의 귀 열리고 내 몸까지 휘감은
전율의 소나타
나는 산을 껴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