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강의 풀꽃반지


                                                   정선영

그는 너무 가진 게 많았습니다
반듯한 외모 지혜로운 머리
착한 마음에 좋은 목소리까지

어느 순간 분배의 잘못을 깨달은 하늘
신에겐 작은 일이지만
그에겐 아주 큰 시련을 주셨습니다

큰 뜻으로 보면
완성을 위한 것일지라도
그에겐 세상이 암흑이었습니다

생을 포기 하고 싶을 때
그 누군가는 아주 작은 사랑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최악의 상태를 생각하면 항상 결과는 그보다 낫듯이
틈새로 스미는 빛에 그는 암흑을 벗어나고
곁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로 무대에서고
시를 쓰고
낭송을 가르치고
아직 아쉬움에 뜬눈 밤이 더 많아도
조금씩 신의 뜻이 사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그는 자신의 마음을 토끼풀로 전합니다
풀반지, 꽃팔찌. 작은 꽃다발을 예쁘게 만들어

섬강 주변에 토끼풀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가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그렇게 많은 것처럼
모성을 품은 섬강은 말없이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