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 있었다.

                       김 현 재

외로웠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것을 아는 순간
너무나 외로워서 벌판에
홀로 서 있었다.

아프로디테의
시기와 질투가
수많은 물방울로 변해
마른 대지 위를
적실 때도 홀로였다.

고목의 뿌리그루
얼어붙은 강가에
이름 없는 풀로도
피지 않는 그 길 위에
그림자도 없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