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 여러번 읽은 시 였는데 오늘따라 시선이 그위에 멈춰젔다.
한줄 한줄 위에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하더니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컥 무엇이 솟아오르는 전율을 느꼈다.
  
월사금 40전을 못내서 보통 학교에서 쫒겨온 아들을 참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무슨 죄인인듯 돌아앉아 몰래 무명 옷고름으로 눈물을 흠쳐 내시는 어머니 모습,
어찌 손톱 밑에만 까만 때가 있으랴, 까만 주먹으로 눈물을 닦은 얼굴도
얼룩 강아지 모양 까맣게 얼룩져 있었을 겁니다.
아직도 간간이 흐느끼며 잠들어 있는 그놈을 바라보는 종이 호랑이의 커다란 눈에서는
주먹만한 눈물이 얼룩진 얼굴위에 뚝뚝 떨어져 흐르는 것이 보이는듯 하였습니다.

보리 고개 중턱에서 한숨지며 허공을 향해 외치는 가난한 아버지의 아픔은
내 아버지,어머니이기도 하였기에 철없이 지나간 그 날의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잠 못 이루는 아픈 밤 이였습니다.

달빛도 별빛도 없는 캄캄한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한번 외어 본다.

      심상
                 황금찬
욕구불만으로 우는 놈을/매를 쳐 보내고 나면/
나무가지에서 노래하는 새소리도/모두 그놈의 울음소리 같다.//
연필 한 자루의 값응 4원/공책은 3원/7원이 없는 아버지는/종이에 그린 호랑이가 된다.//예날에 내가/월사금 40전을 못 냈다고/보통 학교에서 쫏겨오면/말없이 우시던/
어머니 눈물이 생각 난다// 그런 날/거리에서 친구를 만나도/반갑지 않다./수신 강화 같은 대화를/ 귓등으로 흘리고 돌아오면/울고 갔던 그놈이 잠들어 있다/잠든 놈의 손을 만져 본다./손톱 밑에 때가 까맣다.//가난한 아버지는/종이에 그린 호랑이/
보리 고개에서/울음우는/ 아버지는 종이 호랑이//
밀림으로 가라/아프리카로 가라/산중에서 군주가 되라/아! 종이호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