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오래
내 발길은 너르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소리
외마디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으는 저 푸르른 자유의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