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가을 편지
김용오
친구여!
마침내 그대 집 대문 곁에 서 있는
단풍나무들도
눈물나게 고운 옷을 입었구나
나는 혼자 깊은 산 속에 들어가
하심 하듯 하염없이 자신을 낮추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맑고 투명한
계곡 물소리 듣는 공부에
흠뻑 빠져 지내고 있다네
또 어떤 날은
아무 말없이
넓은 가슴으로 품고 있던
하얀 솜털구름
그 수천 마리의 새 떼들을
무심하게 놓아 버리고
미련 없이 돌아눕는
저 높은 하늘 연못 쳐다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줄을 모르고 있다네
친구여,
사람보다는 자연과의 거래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어
자네가 사는 세상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