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새를 위한 기도
 
 
겨울 나뭇가지에서
아기 새 한 마리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차가운 밤 깊어 가는데
낮에 본 꿈 잃은 모습은 한 짐이 되고
그 무게로 몸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불을 다 끄고
아기 새의 고통만을 위해
불 하나를 밝히고 눈물을 마셨습니다
쓴 눈물은 부러진 날개를
새날개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잠을 잤습니다
잠속에서도 어린 영혼은 파닥거렸고
나는 절름거리며 새벽을 열었습니다
 
신문을 읽을 때에도
따뜻한 아침밥을 먹을 때에도
친구와 다정히 대화를 나눌 때에도
짙은 그림자가 따라다녔습니다
 
그 그림자 떼어 버리려고
응달진 찬거리를 바쁘게 걸었습니다
그 때 내 앞에 있던 날지 못한 아기 새
하늘을 보고 손을 모았습니다
아기 새의 비상을 위해